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심판에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9개월 째 재판을 받고 있는 이태원 참사 관련자 중 첫 결론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맡은 직위에서 대처를 소홀히 해 피해를 키운 혐의로 기소된 용산구청·용산경찰서 관계자의 재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53) 등 경찰 5명(허위공문서작성·행사 피고인 포함)과 박희영 용산구청장(62) 등 용산구 관계자 4명의 재판을 심리 중이다. 지난 3월에 시작된 재판은 공판준비기일 2회, 공판기일 3회 진행돼 초입에 들어간 단계다.
참사 당시 현장 경찰 대응을 지휘한 이 전 서장과 송병주 전 112치안종합상황실장(52)은 1월18일 구속기소 된 뒤 6개월 넘게 재판 중이다. 1월20일 업무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 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59)의 1심 재판도 6개월을 넘겼다.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 내부 보고서를 삭제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56)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53)은 지난해 12월30일 구속기소 된 뒤 7개월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다.
그 사이 박 구청장과 이 전 서장 등 핵심 피고인 6명은 법정 구속기한인 6개월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모두 보석됐다.
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59)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53) 등 7명은 아직도 검찰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 청장은 핼러윈 대비 경찰 기동대를 서울청에 요청했다는 이임재 전 서장과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앞서 이 전 서장을 기소하면서 서울청에 기동대 지원을 사전에 요청한 사실이 없었다고 못박은 사실이 김 청장 기소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최 서장도 마찬가지로 소방의 인명 구조가 부실했다고 인정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이 전 서장 등 경찰 측 책임이 옅어질 수 있다.
이들 외에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 정대경 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경정), 이봉학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 등 5명도 여전히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의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월13일 이태원 참사 피의자 23명(구속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이 보완수사로 2명을 더 입건하고 이태원 역장 등 2명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참사로 재판 또는 수사를 받는 피고인·피의자는 총 2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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