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부동산 규제 완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경기 반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부동산 부양'을 내놓은 가운데 관련 작업에 착수한 모습이다.
28일 제일재경·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전날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부장(장관)은 국유·민영 부동산 기업 관계자들과 좌담회를 열고 “주택 수요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관련 정책을 더욱 확실히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언급된 주택 수요 지원책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대상 선지급금 비율 및 대출금리 인하 △주거환경 개선 목적 주택 교체 매입 시 세금 감면 △주택 구매 이력이 있는 무주택자 대상 생애 첫 주택 구입자 혜택 제공 등 세 가지다.
옌웨진 중국 이주부동산연구원 연구총감은 제일재경에 “이번에 부동산 규제 완화의 3대 정책을 확실히 한 만큼 조만간 각 지방정부들도 관련 정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선지급금 비율을 도시별, 주택구매 이력별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1선 도시의 선지급금 비율은 30%대로 전국 평균보다 10%가량 높다. 주택대출금리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면서 주택대출금리도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1선 도시의 경우는 4.5~5%대로, 3%대인 2·3선 도시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
최근 중즈부동산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자금 대출은 주로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1선도시, 즉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도시의 경우 생애 첫 주택 구입자가 아닐 경우 선지급금 비율이 60~80%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평균 소득이 높은 대도시들은 이미 '내 집 마련'을 한 경우에도 ‘새 집’에 대한 열망이 높기 때문에 이번 규제 완화가 부동산 수요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중즈부동산연구원은 “주택 교체 수요도 합리적인 주택 수요이므로 정책을 적시에 조정한다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번 좌담회는 지난 24일 열렸던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부동산 부양 의지를 피력한 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이번 중앙정치국 회의 발표문에서 2016년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꾸준히 강조해 온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경고성 슬로건이 빠지면서 중국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확연히 전환되었음을 시사했다.
부동산 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중국 증시에서 부동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1% 급등했다. 부동산 관련 112개 성분주(시가총액 50억 홍콩달러 이상) 중 104개 종목이 올랐다. 종목별로 보면 진커주식이 6.98%, 빈장그룹이 6.61% 상승했고, 홍콩 증시에서는 진후이그룹과 룽광그룹이 각각 10.35%, 5.6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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