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이 연내 시중은행 전환을 목표로 은행장 직속으로 전담팀을 신설했다. 시중은행 전환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당국의 인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방을 중심으로 개설된 영업지점을 수도권까지 확대하는 전략도 세워야 하는 등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DGB금융지주와 함께 구성한 TF에서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위한 사업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달 중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TF는 인가 준비 외에도 시중은행 전환 이후 대구은행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업전략과 상품 구성, 조직 효율화 방안도 모색한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17일부터 은행장 직속으로 인가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시중은행전환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해당 팀을 지원할 유관 부서 인력으로 구성된 TF를 출범했다.
일단 대구은행은 관련 요건을 모두 갖췄다. 대구은행 자본금은 6806억원으로 최저 자본금이 1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은행법 규정을 충족한다. 또 산업자본 보유 한도 4%, 동일인 은행 보유 한도 10%라는 조건도 모두 충족한 상태다.
하지만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전례가 없어 당장 구체적인 인가 절차에 대한 당국의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은행업 인가는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받도록 돼 있다. 가장 최근 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2019년 예비인가 이후 2021년 6월 본인가를 획득했고 그해 10월부터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시간이 소요되는 인가 절차를 두고 금융당국은 당초 지방은행이었던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는 만큼 예비인가를 생략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구와 경북에 제한됐던 조직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대구은행이 다른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영업 지점 추가 개설이 필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와 기존 고객 이탈 방지는 대구은행이 풀어야 할 숙제다.
우선 대구은행은 지점을 늘리기보다 전국에 거점 점포를 두고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디지털 금융 시대이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수도권 점포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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