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에 맞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을 무기화하면서 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 필요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이 수출 요건을 강화한 갈륨, 게르마늄에 이어 수출 통제 품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산업의 대중 의존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산업연구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국의 수출통제를 통해 본 첨단산업의 공급망 전력과 우리의 대응'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등의 수출통제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한 보복조치의 성격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전략과 맞닿아 있다. 특히 갈륨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의 대표적인 재료로, 단순한 수출통제를 넘어 첨단산업의 공급망을 내재화하고자 하는 전략을 내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첨단산업 공급망 전략을 첨단산업의 '공급망 내재화'와 원자재 등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강점이 있는 분야를 전략 자산화하는 '공급망의 전략자산화'로 구분했다. 공급망 내재화 전략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국산화율을 높여 자체적인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중국은 희토류, 갈륨 등 대중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출통제를 넘어 대규모 생산 능력과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공급망의 전략자산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GaN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국산화율 제고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수출통제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영향이 크지 않지만 이 같은 수출통제는 지속되면서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 관점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통제법 보다 중국이 추진하는 첨단산업의 공급망 전략이 향후 우리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분석했다. 우리 산업이 반도체, 배터리 등 분야에서 중국과 경합관계며 일부 핵심광물 및 소재·부품 등의 중국 의존도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의 향후 첨단산업 및 차세대 기술 육성 방향과 품목별 경쟁력, 우리의 대중 의존도 등을 모니터링해 향후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첨단산업 및 차세대 기술 분야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며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배터리 등의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국내 생태계를 육성하는 등 중국의 차세대 기술 분야 선도 전략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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