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높은 대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여파로 순이자마진(NIM)은 줄었으나 최저 금리 수준인 낮은 대출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더욱 큰 여신 성장을 끌어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면서도 연체율도 낮췄다. 올해 대출 증가율도 연초 제시한 10% 중반대 목표를 훌쩍 웃도는 30% 중반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183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1263억원)보다 48.5%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2482억원을 기록해 1년 전(1628억원)보다 52.5% 성장했다.
이번 실적 성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박리다매'다. 낮은 대출금리로 수익성을 줄인 대신 더욱 큰 대출 규모 확대를 끌어냈다. 카카오뱅크는 신규 진입자로서 빠른 시장 장악을 위해 의도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실제 '최저 금리' 수준인 대출금리를 앞세운 전략은 적중했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5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2조4000억원) 대비 약 3조원 급증했다. 2분기 중 신규 취급액은 3조5000억원으로 절반 이상(60%가량)이 대환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은행권에 머물렀던 주담대 보유 고객이 금리가 낮은 카카오뱅크로 이동했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6월 취급한 분할 상환 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4.02%를 기록해 16개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이를 기반으로 여·수신 규모는 전 분기 대비 각각 15.6%, 8.4% 늘어난 33조9000억원, 4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여신에선 △신용 △마이너스 △전월세 △주담대 △개인사업자 등 모든 대출상품 잔액이 증가했다.
특히 포용금융 전략과 함께 실적 개선도 끌어냈다. 2분기 말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3조9184억원을 기록해 1년 전(2조9583억원)보다 32.5% 늘었다.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분기 기준 25.7%에서 27.7%로 높아졌다.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 이자 부담을 낮춘 고객 중 중·저신용자 비중도 약 절반(47.8%) 수준이었다.
건전성도 개선됐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52%, 0.42%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 줄었다. 시중은행들이 연체율 악화 흐름을 지속한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이런 성장 흐름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는 올해 대출 증가율이 30% 중반대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석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적 발표 직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로 보면 대출 증가율이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를 훌쩍 상회하고 있는 만큼 올해 (대출 성장) 가이던스는 최소 30% 중반대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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