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강등의 역설…글로벌 자금 아시아서 빠지고 美 국채로 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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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3-08-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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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홍콩 등 아시아 각국 증시 하락

  • 미 국채로 자금 몰리는 '아이러니'

사진AFP 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깜짝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글로벌 자금이 피난처로 몰리면서 미국 국채 가격이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2일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032% 하락한 4.018%에,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0.044% 오른 4.868%에 거래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금 가격 역시 올랐다. 금 선물 가격은 0.36% 오른 온스당 1985.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미국 국채와 금에 대한 투자 심리를 키웠다고 봤다. 지난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을 때도 역설적이게도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미 국채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투자자들이 금을 제외하고는 미 국채를 대체할 안전자산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하락은 장기적인 영향이 거의 없었다"며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 몰리면서, 국채 금리가 연말까지 하락했다"고 짚었다. 

다만, 당시 뉴욕증시가 5% 넘게,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주가)가 2% 넘게 하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던 점은 부담이다. 실제 이날 아시아에서 글로벌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각국 증시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닛케이225는 전장 대비 2.27%,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89%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 넘게 떨어졌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이 0.626% 하락하고, E-미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0.44%)과 E-미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0.288%)도 약세를 보였다. 
 
토니 시카모어 IG그룹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아시아의 주식시장 하락을 부추기는 위험 회피 흐름을 촉발할 것으로 봤다. 그는 아시아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미국 국채와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피치의 결정을 ‘이상한 움직임’이라고 칭하고,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대다수의 경제학자와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강등 이유와 시기 때문에 모두 당황스러울 것”이라며 “미국 경제와 시장에 지속적인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는 점점 더 영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일각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구원투수로 나서기 어려운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1년에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겠다고 나서면서 시장 혼란을 잠재웠었다. 인플레이션 억제 전투 중인 제롬 파월 의장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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