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위원들, 고용 지표 둔화에 반색… 금리 유지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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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08-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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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고용지표가 둔화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위원들이 반색했다. 긴축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하자, 정책 변화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래피얼 총재는 이날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대해 "나는 미국 경제가 상당히 질서 있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18만 7000명이라는 이 수치는 그러한 추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7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18만 7000명 증가로 약 20만명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약 2년 반래 최저치로, 그 동안 과열됐던 미국 고용시장이 차츰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이다.

이에 래피얼 총재는 "안심이 된다"며 "나는 이러한 추세가 짧은 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이와 같은 고용 지표의 둔화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시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굴스비 총재 역시 연준이 그 동안의 긴축 기조를 멈출 필요가 있다는 것에 힘을 실었다.

그는 "최종 금리 혹은 얼마나 더 금리 인상이 있어야 하는 지에 대해 논하기보다는 이러한 추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다시 말해 언제까지 이처럼 고금리에 머물러야 할 것인지이다"고 언급했다.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가운데 기준 금리를 5.25%, 5.5% 혹은 5%대에서 유지한다면 그것은 긴축적 환경이다"며 "그러한 맥락에서 기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긴축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FOMC 회의 이후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상당수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를 5.50~5.75%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1번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하지만, 만일 고용 및 물가 지표가 지금과 같이 계속 둔화한다면 남은 1번의 금리 인상마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을 기록하며 2021년 3월 이후 2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물가와 고용지표 모두 본격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을 위한 정상 궤도에 있다며,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오랜 기간 유지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우리는 긴축 기조에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과 실질 금리 간의 갭이 확대하면서 실질적인 긴축의 정도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이 빠르게 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연준이 이르면 올해 말께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에는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보스틱 총재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러한 일이 2~3개월 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 전망으로는 2024년 들어서도 한동안은 긴축 기조를 유지한 후 숨을 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들 위원은 7월 고용보고서에서 임금 지표가 비교적 높게 나온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4% 증가하며 예상치(0.3% 증가)를 상회했다. 임금 증가세가 빨라지면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보스틱 총재는 "임금이 여전히 높은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며 "지금의 고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근로자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뒤따라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과정 중에 있다. 한동안 임금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굴스비 총재 또한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간다며, "현재 임금 추세는 이미 지금까지 일어난 것들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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