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흉기난동'에 이어 살인 예고 온라인 게시물이 전국에서 속출했다. 경찰은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작성자 30명이 중 중학생을 비롯한 미성년자도 여럿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장은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며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까지 온라인에 최소 42건의 살인 예고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흉기난동 사건, 지난 3일 분당 흉기난동 사건에 이은 살인 예고다. 경찰이 공식 확인을 않고 있지만 유명 인터넷 사이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 수십건의 살인 예고글이 추가로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30건의 작성자를 검거했다. 서울에서는 전날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잡혔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경산 소재 대구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칼부림을 예고한 20대 B씨를 추적해 5시간 만에 검거했다.
같은 날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미성년자가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다음에는 구미역 칼부림이다"라는 게시한 10대 미성년자를 이날 새벽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의 경위와 범죄 혐의점 등을 조사하는 한편 나머지 게시물에 대해 IP 추적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역을 찾아 특별치안활동 현장점검을 한 뒤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며 "무책임한 살인 예고글 작성을 이제 좀 자제해 달라"고 경고했다.
앞서 경찰은 국민 불안감이 커지자 전날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바 있다. 전국 14개 시·도경찰청이 관할하는 다중 밀집지역 43곳에 소총과 권총을 든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107명이 배치됐다. 서울 강남역과 부산 서면역, 성남 서현역·판교역, 수원역 등 인터넷에 게시된 '살인 예고글'에서 범행장소로 지목되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11곳에는 전술 장갑차까지 등장했다.
경찰은 살인 예고 게시자들에게 협박,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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