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입구역에 놓여있는 호신용 스프레이가 든 바구니 [사진=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 사람이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출구에 호신용 스프레이가 든 바구니를 두고 가 눈길을 끈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홍대입구역 출구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호신용 스프레이 가져가실 수 있도록 두고 갑니다"는 문구와 함께 호신용 스프레이가 가득 담긴 바구니가 놓였다.
이어 안내문에는 "꼭 위험한 순간에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한 분당 한 개씩만 가져가 주세요)"라고 당부하며 "바구니는 수거해가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적혀 있다. 이날은 전날인 3일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도로 증폭된 상황이었다.
제품을 가져간 한 누리꾼 후기에 따르면 해당 스프레이는 실제 '호신용'이었으며 빠른 속도로 개수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멋진 사람이다",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것 같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출처 불명 제품이다 보니 악용 여지가 있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과 LG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대구 야구장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온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경찰특공대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흉기 난동 예고글이 전국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 중 1명은 사건 발생 나흘째인 6일 끝내 숨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건을 두고 '철저한 모방범죄'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전에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기사들과 SNS에 올라온 사건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학습한 모방범죄"라고 분석했다.
이어 임 교수는 최근 일어난 사건·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내적 불안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10·29 이태원 참사, 기후 재난 등 외적인 요소로 시민들의 기저 불안이 증가했다"며 "이것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고 시민 불안이 증폭돼 (이것이) 범죄로 이어지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