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푹푹 찌는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4일 기준 10kg에 2만24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1만1572원이었던 배춧값이 불과 일주일 만에 75%가량 뛰었다. 한 달 전보다는 118.4%, 1년 전보다는 2.8% 높은 수준이다.
배춧값이 폭등한 건 장마가 끝난 뒤 이어진 고온 현상으로 무름병 등 병해로 인해 산지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무름병은 세균이나 곰팡이로 인해 수분이 많은 배추 등 채소 조직이 부패하면서 물러지는 게 특징이다. 무름병은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별다른 치료 약제가 없어 수확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배추뿐 아니라 상추, 무, 대파 등 다른 채소 가격도 치솟았다. 같은 날 무 도매가격은 20kg에 2만9490원으로 일주일 전(1만7029원)과 비교해 70.5% 뛰었다. 한 달 전보다는 128.7%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해 26.3%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파 도매가격도 심상치 않다. 대파(1㎏) 도매가격은 3084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3.6%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6.7% 상승했고, 1년 전보다는 22.2% 비싸다. 양팟값 오름세도 마찬가지다. 양파 도매가격은 15㎏에 2만72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9% 올랐다. 일주일 전보다는 2.0% 떨어졌고, 1년 전과 비교하면 7.2%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태풍이다.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이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농산물 가격이 태풍 영향으로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배추를 비롯해 농산물 가격이 모두 상승한 바 있다.
곳곳에서 장마와 폭염 피해가 속출하면서 일각에선 일찌감치 9월 추석 물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여름철의 '김치 품귀'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비축분을 방출하고,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 불안이 발생하면 비축 중인 봄배추 8600t을 방출할 예정이다. 무 역시 4500t가량의 비축분을 방출한다. 양파는 6000t가량을 비축하고 있고, 공급 감소분 확보를 위해 할당관세 물량을 9만t 증량했다.
아울러 정부는 가격이 높은 품목을 매주 선정해 1인당 1만원 한도로 20%(전통시장 30%)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오는 9일까지 양파, 시금치, 상추, 오이, 고기 등 11종을 할인 판매한다. 이외 할인 대상 품목이나 할인 행사 참여 매장 등 자세한 사항은 '농식품 정보누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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