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특허 2개 무효" 中 배터리 1·3위 분쟁 '반전의 반전'

CATL·CALB 1100억원대 '특허 분쟁'

국가지재권국 CATL 특허 무효 판결로

CATL 승리로 가닥잡혔던 분위기 '반전'

중국 1, 3위 배터리 기업인 CATL과 CALB.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1, 3위인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와 중촹신항(中創新航, CALB) 간 2년간 이어진 배터리 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CATL의 승기로 가닥 잡히는 듯보였던 분위기가 반전된 것. 

CALB는 4일 선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국가지식재산권국(지재권국)이 CATL의 특허 2개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각각 '리튬 이온 전지'와 '양극판 및 전지' 관련 특허로, CATL이 앞서 2021년 CALB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푸젠성 푸저우시 중급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푸저우시 중급법원은 올해 2월 1심 판결에서 CALB가 CATL의 해당 특허 2개를 침해했다며 CALB 측은 약 6000만 위안(약 109억원)에 육박하는 배상금을 CATL에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CALB는 즉각 최고법원에 상소를 제기하는 한편, 국가지재권국에 특허 무효 소송을 냈었는데, 국가지재권국이 CALB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국가지재권의 이번 CATL 특허 무효판결로 두 업체 간 배터리 분쟁도 새로운 반전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CATL 측은 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을 통해 "무효 판결이 나온 2건의 특허에 대해 베이징시 지재권 법원에 행정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 법조계 인사는 펑파이신문에 "국가지재권국의 CATL의 특허 무효 판결은 국가 행정기관의 판결로, 특허의 법률적 효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CATL이 현재 베이징 지재권 법원에 제기한 행정소송 1심 판결에도 두 업체가 불복한다면 아마도 최고법원의 지재권 법정의 최종 판결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최고법원에서 특허권 무효 판결을 내린다면 결국엔 CATL이 CALB에 대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도 철회하거나, 앞서 CATL가 승소한 푸저우시 중급법원의 1심 판결을 최고법원이 뒤집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년 전 시작된 CATL와 CALB의 배터리 특허 분쟁은 날로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CATL은 2021년 한해에만 푸저우시 중급 인민법원에 CALB가 자사 지재권 5개(발명특허 3개, 실용신안특허 2개)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언급한 리튬이온전지, 양극재 및 전지 이외에도 방폭장치, 집전체 및 배터리 등이다. CATL이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모두 5억1800만 위안. 이듬해 2022년 8월에도 또 한 차례 CALB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요구한 손해배상액(1억3000만 위안)까지 더하면 총 손해배상 청구액은 6억4700만 위안(약 1177억원)에 달한다. 

중국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수년째 중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다. 시장은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CALB에 위기감을 느낀 CATL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CALB은 최근 2년 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후발주자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중상정보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CALB 배터리 탑재량은 12.56GWh로 시장 점유율 8.26%를 차지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시장 점유율이 1.3%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CATL(66.03GWh，43.4%), 비야디(45.41GWh, 29.85%)에 이은 3위다. 

한편 최근 CATL은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급증하며 200억 위안을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배터리 시장 공급 과잉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올 상반기 공장 생산가동률은 60%까지 낮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