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하반기 자사 주력 애플리케이션(앱)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이용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개인 맞춤형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주력 사업인 광고·커머스 사업에서의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앱 개편과 관련해 "이용자의 인게이지먼트(참여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언급했다. 최 대표는 "검색이나 클릭으로 확인되는 네이버 콘텐츠 소비 경험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다양한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를 보다 개인화된 추천 피드로 발견·소비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현재 쇼핑·광고 등에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노출하기 위해 도입한 AI 적용 영역을 확대해 이용자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인플루언서 콘텐츠 등을 우선적으로 보여줄 방침이다. 또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개선해 전반적으로 콘텐츠 소비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쇼핑·블로그 등에 흩어진 숏폼 콘텐츠를 한데 묶은 플랫폼인 '네이버 클립'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앱 개편 시 메인에 노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창작자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발표하는 등 숏폼에 힘을 주고 있다. 숏폼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인지하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친구' 탭에 '로컬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용자 거주 지역의 추천 가게 등 맞춤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으로, 이미 동네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 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3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전에도 톡채널을 추천해 주는 영역이 있었지만, 다양한 발견에는 한계가 있었던 만큼 소상공인들에게 발견의 기회를 넓혀주는 지면으로 로컬 서비스를 활용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양사 앱 개편 방향은 사용 기록 등을 중심으로 이용자의 개인 취향을 분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토대로 양사는 이용자들의 앱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커머스 사업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앱 개편에 맞춰 광고 효과와 정보 전달력이 높은 신규 광고 상품을 출시해 매출 증대를 노린다. 카카오의 경우 오픈채팅방을 통한 광고 노출 확대와 로컬 서비스 출시에 따른 톡채널 입점 확대, 비지인 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따른 '선물하기' 서비스의 확대를 기대한다.
양사의 사업에서 광고·커머스의 비중이 큰 만큼 이러한 방향으로의 앱 개편은 필연적이었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네이버는 전체 매출의 64%가 광고(서치플랫폼)·커머스 사업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광고·커머스를 의미하는 톡비즈 사업이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는데,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늘어난 액수를 제외하면 비중이 30%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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