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서남의 주식을 110억4600억원어치 매수할 때 기타법인은 110억1000만원어치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타법인은 외국인, 기관(증권사, 보험사, 연기금 등) 투자자에 속하지 않는 법인투자자를 뜻한다. 해당 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다른 법인이나 오너와 친분이 있는 법인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들이 테마에 편승할 때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막대한 수익을 거둔 셈이다.
서남은 초전도체 논문 소개날이었던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주가가 262.38% 올랐다.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14.85%(1630원) 상승한 1만2610원에 장 마감했다. 이날 주식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주가는 전장보다 7.47%(820원) 오른 1만1800원에 출발해 –7.01%(770원)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10시 25분께 다시 양봉으로 전환하며 상승폭을 키웠다.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은 초전도체 테마를 겨냥해 매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은 서남이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매매거래가 정지된 날이다. 같은 테마주로 묶인 일부 회사들이 지난주 초전도체 테마가 증시를 휩쓸 때 스스로 연관성을 부인한 회사도 있었다는 점에서 상반된다.
일례로 대정화금은 지난 2일 가격제한폭에 근접한 28.22%까지 오르자, 홈페이지를 통해 "초전도체와 관련해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구리 등을 포함한 거래 내역이 없다"고 공지했다. 대정화금은 국내 연구진의 상온 초전도체 연구에 대정화금 구리분말이 사용됐다는 소문에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남의 사채권자들도 주식 전환에 나서며 개인투자자들만 손실을 덮어쓸 우려도 제기된다.
서남은 이달 23일 주식 58만5283주가 추가 상장된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2392원이다. CB투자자들이 해당 물량을 주식시장에 다시 팔면 최소 64억2640만원(지난주 종가였던 1만980원×58만5283주)을 손에 쥐게 된다. 최초 투자금액 14억원과 비교해 50억 넘는 차익을 실현하는 셈이다.
주식 전환이 끝나면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이 희석된다. 초전도체 이벤트가 소멸된 상황에서 CB 전환사채 전환 물량까지 쏟아지게 될 경우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서남의 호재는 모두 소멸된 상황이지만 초전도체 관련주에서는 가장 대장주였다"며 "초반에 들어가 있는 테마주 전문 세력 때문에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남 외에도 초전도체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종목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대부분 "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7일)도 초전도체 관련주인 덕성과 신성델타테크는 각각 29.63%, 29.8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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