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에 돌입한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오는 12일 폐막까지 무사히 완료하는 데 숙박 문제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8일부터 3만6000여 명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긴급 이동하지만 이 많은 인력이 묵을 만한 숙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규모 비바람을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급습함에 따라 야외 숙영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태풍 영향에 따라 추가 대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규모 숙박 시설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미 퇴영을 결정한 영국 역시 숙박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잼버리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400여 명을 보낸 영국 대표단이 지난 4일 조기 퇴영을 결정한 뒤 서울과 인천으로 분산됐지만 호텔이나 연수원 바닥에서 잠을 자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점을 인식하고 숙소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7일 브리핑에서 "숙소는 확보된 상태지만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협의해서 확정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숙소 장소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전국지방자치단체 협조를 통해 직접적으로 태풍 영향권에 들지 않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민간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남은 4박 5일 동안 참가자 숙박과 잼버리 프로그램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만반으로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전국시도지사회의를 주재하고 각 지자체에 협조를 구했다. 숙소는 물론 다양한 영외 활동 계획을 마련해 새만금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다양한 행사들을 수도권과 전국 각지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율했다.
이제 공은 지자체로 넘어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4일부터 예정됐던 휴가를 반납하고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사실상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잼버리 지원책 마련을 지휘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정부 요청에 호응해 대책을 적극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정부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한 만큼 일단 솔루션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숙소 중심으로 스카우트 수용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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