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부 곡창지대가 제5호 태풍 ‘독수리’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제6호 태풍 ‘카눈’마저 이 일대를 향해 북상하면서 중국의 식량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7일 중국 수리부에 따르면 이날 밤 8시 기준 쑹화강 하류인 헤이룽장성 자무쓰시 관측소 수위가 홍수 경계수위(79.3m)에 도달한 뒤 계속 상승 중이다. 이에 수리부는 올해 1호 쑹화강 홍수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헤이룽장성은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이 계속 불어나고 있어 며칠 뒤 하얼빈과 자무쓰 일대 쑹화강 수위가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네이멍구 자치구는 홍수 예방 3단계 대응 태세를 유지 중이다.
그간 홍수 등의 자연재해는 주로 중국 남부에서 발생했던 것에 반해 올해는 북부 및 동북부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해당 지역들은 일반적으로 홍수 대응 준비가 충분치 않은 만큼 큰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다.
앞서 지난 1~4일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헤이룽장과 지린 일대에 최대 498㎜의 폭우가 쏟아져 1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곳곳에서 하천이 범람해 농경지가 침수되기도 했다. 헤이룽장의 연간 평균 강우량이 500㎜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나흘간 1년 치 비가 쏟아진 셈이다.
특히 동북 3성(헤이룽장성·지린성·랴오닝성)은 중국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로 중국 곡물 생산량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쌀과 콩, 옥수수 등이 주요 작물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이 수해를 입을 경우 식량 안보가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6월과 7월 헤이룽장과 지린에 우박이 쏟아져 농경지가 피해를 보는 등 일대 식량 생산이 차질을 빚자 올여름 중국의 곡물 생산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태풍 카눈 역시 중국 북부를 향해 북상 중이다. 8일 중국 기상대는 이날부터 향후 3일간 헤이룽장성·광둥성 등 일대가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면서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농업부는 태풍 독수리로 이미 동북부 일대 농경지가 피해를 보았다며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 해당 지역의 농업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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