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많이 벌었네"...6분기 연속 영업익 1조원에 정부 눈치 보는 이통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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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8-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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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통 3사 합산 2분기 영업익 1조3275억원...분기 1조원 시대 안착

  • 실제 수익성 지표인 ARPU·EBITDA 마진율은 악화

  • 6G·저궤도 위성 투자 시기 다가오는데...이통 3사 기초체력 하락 우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가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는 성과를 냈지만, 요금제 하락을 목표로 하는 정부 규제 확대와 미래 성장성 악화 등으로 마냥 웃지는 못하고 있다.

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날 SKT는 2023년 2분기 연결 매출 4조3064억원, 영업이익 46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결 매출 3조4293억원, 영업이익 28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KT가 실적발표를 진행하고 2분기 연결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세 회사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1조327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선 이통 3사의 분기 실적이 1조원대에 완전히 안착한 것으로 본다. 몇 번의 설비 투자로 너무 쉽게 돈을 버는 것 아니냐는 정부와 이용자의 까다로운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정작 실적을 낸 이통 3사의 속내는 그리 편치 못하다. 실제 이통사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에 직결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와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비 등 제외 전 순이익) 지표는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제4 이통사·알뜰폰 육성 정책 등 통신사 규제 정책이 있다.

실제로 SKT의 2분기 ARPU는 2만9920원(MVNO 제외)으로 5G 상용화 이후 처음 3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분기 ARPU가 3만원 밑으로 떨어진 후 지속해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업계에선 사물인터넷 회선 확대와 함께 이통 3사가 정부 압박으로 지난해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요금제 구간을 확대한 것이 ARPU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이통 3사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도 아니다. 올해 2분기 이통 3사의 영업이익률은 10.1%로, 미국 이통사의 20%대 중반에 훨씬 못 미친다. 이통 3사의 올해 1분기 에비타 마진율도 27.77%로 세계 50개국 가운데 47위에 불과했다. 1위인 노르웨이(60.50%)는 물론 캐나다(44.23%)와 미국(37.77%)보다도 크게 떨어진다. 2분기 에비타 마진율도 28.80%로 별다른 차이가 없어 순위 변동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기존 통신 설비 투자 요구도 부담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 100㎒ 가동에 앞선 정부 인프라 투자 강제와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5G 시장이 안정기에 진입했음에도 경쟁사와 달리 설비투자(CAPEX)를 늘려야 했다. 2분기 CAPEX에 6613억원을 집행해 전년동기 대비 8.2% 늘었다.

때문에 6G·저궤도 위성 등 미래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데, 현금창출력 하락으로 이통 3사의 기초 체력이 저하돼 '통신 강국' 지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압박 정책만 펼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인공지능·디지털 전환·전기차 충전 등 비통신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이유도 정부의 일방적 규제에서 벗어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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