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전에 사두자' 中 빅테크 기업들, 엔비디아칩 '사재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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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08-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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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새로운 대 중국 AI칩 규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규제 발표 전에 칩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수 소식통들에 따르면 바이두,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업체들은 엔비디아로부터 올해 인도분으로 총 10만개 가량의 A800칩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 빅테크업체들은 내년 인도분 물량으로 40억 달러 규모의 A800칩을 이미 발주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중국 빅테크 업체들은 현재까지 총 50억 달러 규모의 A800칩을 주문한 상태이다.

A800칩은 최신 AI칩인 A100의 저가형 버전이다. 하지만 작년 미국이 발표한 대 중국 첨단 AI칩 수출 통제 여파로 중국 기업들은 떨어지는 성능에도 불구하고 A800칩만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바이든 정부가 대 중국 AI칩 제재 대상을 저가형 제품에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기업들은 구매가 가능할 때 칩을 많이 비축해 두자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바이두 직원은 "이 엔비디아 칩들이 없으면 우리는 어떠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대한 훈련도 진행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바이트댄스는 이미 최소한 1만개의 엔비디아 칩을 비축해뒀고, 내년 인도분으로 7만개의 A800칩을 주문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올해 챗GPT를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LLM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운데 현재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체 LLM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와중에 엔비디아칩은 LLM 개발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어 관련 기업들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칩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곧 칩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엔비디아 제품 유통업자는 "A800칩의 유통 가격이 50% 이상 올랐다"고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소비자 인터넷 기업과 클라우드업체들은 매년 데이터 센터 구성 요소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때로는 수개월 앞서 주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AI 등 중국의 첨단 분야에 미국 기업들의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따라서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제재가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AI칩 수출 통제 역시 범위와 내용 측면에서 한층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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