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마약 취해 시민 들이받은 롤스로이스 차주...내일 구속 갈림길

국과수 감정 결과 마약 7종 검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2023.04.05[사진=유대길 기자 [e-mail]]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에서 마약에 만취한 상태로 롤스로이드 차량을 운전하다 시민을 들이받은 20대 남성이 11일 구속 갈림길에 선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1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혐의를 받는 신모씨(27)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SUV 차량을 운전하던 중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복부와 머리를 다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사고 직후 신씨에 대해 마약 간이 시약검사를 진행한 결과, 마약류 일종인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케타민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전신마취제로 쓰이지만 진통작용과 환각작용이 있어 마약으로 오용되고 있다. 이른바 ‘클럽 마약’이라고도 불린다.

당시 신씨는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에게 케타민을 처방받았다"고 진술했다.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조수석 서랍에서 담배를 꺼내려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병원을 통해 케타민 처방 사실을 확인한 후 지난 3일 신씨를 석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신씨의 소변과 모발 등을 확보해 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의뢰한 결과 ‘케타민’을 포함해 모두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추가로 검출됐다. 신씨가 사고 당일 투약한 두 약품은 ‘디아제팜’과 ‘미다졸람’으로,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투약한 뒤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씨가 최근 병원 4곳을 돌아다닌 정황을 확인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얻을 목적으로 '병원 쇼핑'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현재까지 확인된 국과수 자료와 수사로 밝힌 당일 행적 등을 종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