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 실적만 떼서 직전분기와 비교해보면 반토막 수준이다.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 금리 상승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주요 증권사 8곳(KB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2475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53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조6897억원, 2조944억원)보다 각각 20.74%(5578억원), 21.07%(4413억원) 늘어난 규모다.
반면 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9.56%(5조8707억원) 줄어든 55조5607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금융(IB) 불황으로 인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영업실적이 가장 좋은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5697억원, 당기순이익 42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0.8%로 신한투자증권에 이어 둘째를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률 34.25%로 증권사 중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7493억원, 영업이익은 25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9.43%(646억원), 8.5%(201억원) 개선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내며, 회사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영업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27.92%(528억원) 개선된 2419억원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증권은 CFD 위탁미수금 관련 충당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수수료 증가와 기업금융(IB) 딜 수임에 따른 인수·주선 수수료 증가로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가장 많이 개선된 곳은 KB증권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4583억원, 당기순이익 25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93.78%(2218억원). 35.57%(662억원) 개선됐다. 2분기의 경우 영업이익 1941억원, 당기순이익 110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27.28%(1087억원), 57.12%(401억원) 급증했다.
2분기 실적을 직전 분기와 비교해보면 다소 아쉬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상반기 실적이 가장 좋았던 키움증권의 경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분기(3889억원, 2924억원)보다 각각 53.49%(2080억원), 54.38%(1590억원) 급감했다.
삼성증권은 올 2분기 영업이익 2004억원, 당기순이익 1515억원으로 전 분기(3416억원, 2526억원) 대비 각각 41.33%(1412억원), 40.01%(1011억원) 줄어들었다. 이 외 증권사들은 충당금 적립 여부에 따라 직전분기 실적 명암이 갈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CFD 관련 미수채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규모 충당금으로 인해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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