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70원 넘게 뛴 환율···"당분간 1300원대 등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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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8-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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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1260원에서 1330원까지 올라···3개월 만에 최고

  • 맞물린 강달러 재료···금리인상 마무리로 통화정책 영향 줄어

  • "원화 추가 절하 가능성도···상단 밴드 1345원까지 열어둬야"

사진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사진=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최근 1개월 새 70원 넘게 급등했다. 미국 내 신용강등 이슈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된 영향이다. 무엇보다 금리인상기가 마무리되면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 이후 외환시장 내 핵심 변수인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 이달 중으로는 환율이 1300원대를 내려서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상단이 더욱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종가 기준)은 달러당 70원을 웃돌았다. 환율은 지난달 초 1320원대에서 중순 1260원대로 떨어졌고, 실제 지난 18일 달러당 1260.4원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를 저점으로 환율은 다시 올라서기 시작했고, 전날 1330.9원까지 튀면서 약 한 달 새 70.5원 급등했다. 5월 18일(1334.2원)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올라서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위험회피 심리 강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고, 무디스는 미국 10개 지역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대형은행 6곳을 등급 하향조정 검토 대상으로 편입했다.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더불어 중국 수출입 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유럽 경기 지표가 부진하다는 점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통화정책의 설명력이 줄고 있다. 그간 외환시장은 유동성을 억제하기 위한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성에 좌우됐다. 하지만 최근 기대가 안정되면서 다른 요인들이 환율의 결정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즉, 긴 흐름에서의 통화정책 방향성보다 각국의 펀더메털 등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외환시장 내 변동성이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3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길게 보면 환율은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안전자산으로서 달러는 대체 자산이 없다. 불이 붙은 위험회피 심리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수)의 점진적인 하향 추세에도 하방경직성을 강하게 하고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의 200일 이동평균선이 하향안정화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가 우세할 경우 원화가 추가 절하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현상이 확대된다면 환율은 지난 5월의 고점인 1345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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