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치매 정복, 방사성의약품 통한 조기진단이 앞당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효정 기자
입력 2023-08-17 10: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김종우 듀켐바이오 대표
김종우 듀켐바이오 대표. [사진=듀켐바이오]

작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의 영예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소재로 한 소설에 돌아갔다. 같은 해 미국에서는 ‘타임’지를 비롯한 유수 매체들이 알츠하이머를 다룬 논픽션 작품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현실에 밀착해 시대가 당면한 문제를 반영하는 문학계에서 약속이나 한 듯 치매를 소재로 한 작품에 주목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제 치매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내 이웃과 내 가족의 일로 일상에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치매 환자는 5500만명으로 2030년 7800만명, 2050년에는 1억3900만명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1’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로 추정되는 환자 수는 약 84만명으로 유병률은 10%., 다시 말해 65세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의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진일보한 치매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불가능으로만 여겼던 치매 정복의 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정식 승인했다. 이어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네덜란드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콘퍼런스에서는 또 다른 치료제 ‘도나네맙’에 대한 임상 3상 결과가 나왔는데 앞서 정식 승인된 레켐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지 기능 감퇴를 늦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제까지 치매에 처방됐던 약은 질환의 근본적 치료보다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 그런데 두 신약은 기존 치료제에 비해 진보한 결과를 보이며 치매 정복을 한층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뇌의 독성 단백질 응집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춘다는 원리다.

문제는 시간이다. 두 치료제 모두 경도인지장애나 초기치매 환자에게 투여할 때 인지력 저하를 늦추는 효과를 낸다. 이러한 이유로 치매 치료제 상용화에 앞서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치매 신약이 도입되어 필요한 환자에게 효율적으로 처방되려면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고가의 치료제라 사회적으로도 만만치 않은 비용 부담이 예상되는 만큼 처방에 대한 이견이 없을 정도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 의견이다.

다행히 이에 부합하는 조기 진단 방법은 이미 치료제 개발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진단이 그것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약품과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한 특수의약품으로 정맥주사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위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투약하면 약물이 혈관을 타고 뇌로 들어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결합하고 일정 시간 머무르면서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때 영상진단장비인 PET-CT로 촬영을 하면 뇌에 침착된 베타 아밀로이드 양이나 범위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질환 부위 이미지를 직접 확인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치매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도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약품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방사성의약품을 통한 검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치료제 개발부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처방까지 치매 정복을 위한 길목마다 방사성의약품이 공급되고 있다. 조기 진단에 도움을 주는 방사성의약품이 치매 정복을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