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더이상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한국은행에서 지게차를 이용해 신권을 옮기던 진풍경을 볼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고 현금 입·출고 과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로봇이 업무를 대신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번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발권 업무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한은은 화폐 입·출고, 보관 등 발권업무의 효율성과 안전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자동화금고시스템'을 본부에 구축하고 지난 8일부터 본격 가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은은 발권업무 수행체계 개선을 위해 지난 2017년 자동화시스템 도입 추진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2020년부터 구축 작업을 추진해왔다. 시스템 개발은 LG CNS가 맡아 진행했다.
한은은 그동안 화폐를 지게차로 화폐를 운송 및 적재하는 등 화폐 취급업무의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진행해왔다. 검수시에도 계수기를 통해 일일이 전수 검수했다. 그러나 이번 자동화금고시스템 도입을 통해 사람의 손을 거칠 필요가 없게 됐다. 한은 측은 "이번 시스템 구축에 따라 금고 자동화 수준은 기존 40%에서 70~80%대 까지 개선됐다"면서 "해외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은 두세 군데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발권업무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함으로써 국민들의 화폐 수요에 보다 충실하게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김근영 발권국장은 “종전 한국은행의 화폐 자동화율은 40% 정도였으나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70~80%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시스템 도입 이전과 비교해 화폐 적재량도 약 30%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근영 국장은 "자동화금고 시스템의 핵심은 화폐 검수 속도를 급격히 올리는 게 아닌 보다 정확한 검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직접 수작업하던 것과 속도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검수 작업을 인력에 의존하는 과정에서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리스크 발생을 줄일 것"이라며 "또한 물리적인 금고 출입 및 화폐접근을 최소화하고 첨단CCTV 등 감시장치를 확충해 화폐관리 업무의 보안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