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 검찰에 출석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네 번째 검찰 소환이다. 이 대표는 "단 한푼의 사익도 취한 바 없다"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의 정치적 탄압과 무리한 수사라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검찰은 의혹의 정점에 이 대표가 있는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소환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에 앞서 검찰청사 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저를 희생제물 삼아서 정권의 무능함·치부를 감추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정치를 펼치고 있다. 검찰 독재정권을 탄생시켰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검찰은 정치가 아닌 수사를 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정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단 한푼의 사익도 취한 바 없다"며 "검찰이 아무리 애를 써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10번이 아니라 100번을 소환해도 당당하게 (조사)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출석하면서는 취재진에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실패 민생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5년 백현동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부지 용도를 한 번에 4단계 상향(자연녹지→준주거지) 변경해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참여를 배제해 민간 사업자가 결과적으로 3000억여원의 분양이익을 얻도록 해줬다는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 등 성남시 수뇌부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을 지낸 최측근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로비를 받아 민간 사업자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한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백현동 개발이 성남시 차원이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토부의 지시가 있었던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5쪽 분량의 검찰 진술서 요약본을 공개하며 "백현동 용도 변경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고 국가가 그 혜택을 누렸다"며 "실무부서의 감정 결과에 따른 건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적었다.
검찰은 총 25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해 이 대표가 각종 인허가 조건 변경에 동의‧관여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방대한 양의 질문지를 준비한 만큼 조사가 자정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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