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은행장 소환한 금융당국···'내부통제 실패'에 고개 숙인 행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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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장문기 기자
입력 2023-08-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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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반복된 내부통제 실패에 단속 나선 금감원

  • 은행장 내부통제 직접 감독·보고···현장 검사도 확대

  • 이재근·황병우·예경탁 "비위 사고 송구, 재발 방지"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금융감독원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뒷줄 오른쪽 넷째)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을 향해 내부통제 시스템이 문제 없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자체적으로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당국이 엄중 경고했음에도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잇따르자 은행장이 직접 점검 결과를 확인해 보고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본점·영업점 현물(시재) 검사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횡령·비위 사고가 발생한 은행장들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

금감원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중회의실에서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 주재로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내부통제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금융당국 기조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듯 최근 KB국민은행·BNK경남은행·DGB대구은행 등 은행권에서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당국 수장들은 이런 비위 사고가 나올 때마다 엄중 대응하겠다며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소용없었다.

이 부원장은 "은행은 국민 신뢰를 잃으면 존재 기반이 사라질 수 있다"면서 "이사회·경영진 주도로 사고 예방을 위한 자체 점검·개선 노력을 일관되게 지속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 유지를 위한 은행권과 감독당국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에게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을 직접 주도하도록 주문했다. 은행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해 은행장 주관 아래 종합 점검을 하고 행장 본인이 확인한 서명을 제출하도록 했다. 감독당국도 내부통제 강화 일환으로 자체 감독·검사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사고에 책임이 있는 은행 임직원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를 위해 △본점·영업점 현물 검사 확대 △자체 점검 결과에 대한 교차검증, 금융사고 보고체계 강화 △경영실태평가 시 내부통제 평가 비중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금융당국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명확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슈가 생겼고, 개선의 여지가 있으니 (관련 체계를)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선 증권업무를 대행하던 일부 직원들이 고객사의 미공개 중요정보를 활용해 총 127억원 상당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도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한 사고와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황 행장은 "고객과 금융당국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하다"면서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경탁 BNK경남은행장도 투자금융부 직원이 562억원 규모 횡령을 저지른 것과 관련해 재차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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