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문제 판매" 현직교사 297명 자진신고...청탁금지법 적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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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3-08-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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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사진=연합뉴스]
#경기 지역 사립고 수학교사 A씨는 201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7개 사교육업체와 부설연구소의 모의고사 출제에 참여해 4억8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서울 한 사립고 화학교사 B씨는 2018~2023년 대형 사교육업체 2곳과 계약을 맺고 모의고사 문항을 제공해 3억8000여만원을 받았다. 


지난 5년간 현직 교사 297명이 사교육업체에 모의고사 관련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을 제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교사는 겸직 허가를 받지 않으면 영리행위를 할 수 없다. 겸직 허가를 받아도 교원의 교육 활동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받아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사교육업체 관련 영리행위에 대한 자진 신고를 받은 결과, 현직 교사 297명이 스스로 신고를 했다고 21일 밝혔다. 

정부는 자진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수취 금액과 사실관계, 겸직 허가 등을 보고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연 교육부 정책지원관은 이날 "자진 신고를 받은 교사 중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분도 있다"며 "교원을 징계하면 사례에 따라 고의성과 중과실 등 복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000만원 이상 제공받은 교사는 총 45명이다. 이들은 대형 입시학원 또는 유명 강사와 계약하고 모의고사 문항을 수시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자진 신고 시 구체적인 내용이나 겸직 허가 여부를 신고서에 작성하도록 했지만 누락된 경우 신고자에게 보완을 요구한 상황이다. 

한 명의 교사가 여러 건을 신고한 경우도 있어 총 768건에 달했다. 자진 신고를 한 세부 유형을 살펴보면 △모의고사 출제 537건 △교재 제작 92건 △강의·컨설팅 92건 △기타 47건 등이다. 

이 중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사례는 341건으로 분석됐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교원의 영리행위에 따른 징계 행위에 고의와 중과실이 있다면 중징계가 가능하다. 통상 중징계는 파면을 포함한다. 김 정책지원관은 "교원 겸직 허가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가능하다"며 "입시업체와 연계된 영리 행위라면 정상적인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자진 신고 결과를 바탕으로 감사원과 합동 조사를 할 예정이다. 합동 조사 결과 불법이 확인되면 청탁금지법 적용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정책지원관은 "금액이 굉장히 높을 경우 어느 쪽이 본업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사와 감사는 시간이 걸리니 언제쯤 (조사) 결과가 나올지 확답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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