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4654억원, 3조638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5조8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는 각각 5.62%, 4.95% 하락했다. 전문가들과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판단이 엇갈린 것이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이와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를 받았다.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은 호텔신라(1261억원)였다. 외국인도 1216억원을 순매수하며 전 종목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1위 종목이 호텔신라라는 점에서 대조된다. 2463억원 팔아치웠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월초 7만5600원에서 이날 8만5800원으로 13.49% 상승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 대한 한국 단체관광을 6년 만에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주변국과의 인적 교류를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9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대외관계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진협 한화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의 최대 수혜주"라며 "면세점의 사업비중이 높을뿐더러, 긴 업력을 바탕으로 한 여행사와의 네트워크는 경쟁사 대비 많은 단체 여행상품에 호텔신라의 면세점이 여행코스로 추가될 수 있는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 때 가장 다양하고 많은 양의 상품을 빠르게 소싱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큰 폭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체관광객 유입 효과가 더해지면 역대 최대 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부동산 업체의 디폴트 사태로 인한 여파로 중국 경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 호텔신라의 주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사태로) 토지재정에 기반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하면서 지방정부융자기구(LGFV)를 비롯한 부채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다"며 "문제는 상업은행들이 대부분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다양한 정책 효과가 점차 약화되며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체관광이 열렸다고 해서 바로 많은 관광객 유입으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며 "엔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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