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소액주주 "독일에 팔자"...IB업계 "외국계 매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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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8-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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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HMM 인수전이 4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일부 소액주주들이 외국계 기업인 하팍로이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HMM이 외국계 기업에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M 경영권 매각에 변수가 생겼다. 매각 입찰에 하림그룹, 동원그룹, LX그룹과 독일 하팍로이드가 참여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하팍로이드를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 포함해야 한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HMM 소액주주 지분율이 47.03%, 소액주주 수는 46만2139명에 달한다. 전원 의결권을 위임받지 못한다 해도 소액주주 입김을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홍이표 HMM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배당성향,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할 때 하팍로이드는 HMM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후보라고 판단했다"며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자금력 면에서 가장 앞서는 회사는 하팍로이드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팍로이드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74억 달러, 우리 돈으로 9조8346억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 기업 3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각각 LX 2조4000억원, 하림 1조5000억원, 동원 6000억원 등이다.
 
하팍로이드는 자체 현금만으로도 HMM 인수대금을 해결할 수 있지만 후보 경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산업은행이 HMM을 해외에 팔면 '국부 유출'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집단 행동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HMM 매각 결정자인 산업은행과 정부가 국내 유일한 원양선사를 해외에 매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 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도 지난 23일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 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에 대한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성명을 냈다.

이번 HMM 매각 절차가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발표한 HMM 매각 공고를 살펴보면 '절차와 일정, 내용은 매도인 사정에 따라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으며 잠재투자자는 본건 거래 절차에 대하여 일절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한 사모펀드 투자부문 대표는 "HMM 매각 예비 입찰에 국내 기업들이 인수 여력이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자금 여력은 있지만 해외 매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높아 매각 절차를 중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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