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내년 예산이 19조원 이상 책정됐다. 생계급여 인상 등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의 최저 생활을 보장하고 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사회적 약자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국가 전략 기술 확보, 수출·투자 뒷받침 등 핵심 정책 과제에도 내년 예산을 대폭 늘렸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정 건전 기조를 견지하면서도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이다.
기초생보 급여액 인상·노인일자리 창출 등 약자복지 지원 확대 '박차'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예산안'에 따르면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예산은 올해 17조8000억원에서 내년 19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기초생보 생계급여를 2015년 제도 설계 이후 최초로 지원대상을 기준 중위소득의 30%에서 32%로 확대하고 지원액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인상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월 수급액이 183만4000원으로 21만3000원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지난 정부 5년간의 총인상액 19만6000원보다도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올해보다 13.2% 증가해 내년 총지출 증가율 2.8%의 약 5배 수준으로 대폭 인상한 것이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예산은 20조6000억원에서 22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노인 일자리를 역대 최고 수준인 14만7000명 확대해 전체 노인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어르신 103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2018년 이후 동결됐던 노인 일자리수당도 6년 만에 2~4만원 인상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4일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현 정부는) 직접적인 정부 재정의 일자리 사업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일종의 시장형 사회서비스, 민간과 함께하는 일자리 유형으로 지난해부터 대폭 구조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에 대한 예산도 6조3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5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자해, 타해 등 도전적 성향으로 가정에서 돌보기 힘든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24시간 일대일 전담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육아휴직 유급기간 6개월 연장"...미래 세대 지원 강화·부담 완화 총력전
청년의 미래와 취약 계층의 자립 기반을 확충하는 데 예산을 올해 12조원에서 14조6000억원으로 늘린다.
주거·환경과 관련한 예산이 7조507억원으로 청년 미래 지원 관련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으로 차지했다. 청년 공공분양·임대 물량을 각각 1만4000호, 5000호 늘리고 산업단지의 열악한 근로·정주 환경으로 청년층이 근무를 기피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청년 친화형 산단으로 탈바꿈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도 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니트족의 조기 사회 복귀를 위해 상담과 훈련, 특화형 일경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를 50% 감면해 청년들의 생활비, 취업 준비료 부담을 완화한다.
저출산 대응 강화 일환으로 출산가구 주거 안정 관련 예산은 올해 6조9000억원에서 내년 9조원으로 늘린다. 신생아 출산가구를 대상으로 연 1000만원 수준의 이자가 절감되는 특별저리융자를 신설하고, 공공주택의 분양·임대에 있어서도 출산가구를 우선 배정한다.
또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 급여 기간을 1995년 이후 처음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하고 특히 영아를 맞돌봄할 경우 육아휴직 급여 특례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동시에 급여도 최대 450만원까지 상향한다.
'양육비 부담 완화' 예산은 올해 1조9000억원에서 내년 2조7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영유아 부모의 초기 양육부담을 덜기 위해 내년부터 부모급여를 만 0세 기준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한다. 만 1세 아동 양육가구는 50만원 지급한다.
경제에도 올인...첨단서비스·문화산업 예산 대폭 확대
정부는 경제활력 제고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첨단서비스,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국내 투자를 확대한다. 첨단 서비스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예산은 올해 3조6000억원에서 내년 4조4000억원으로 늘리고 문화산업 투자 확대 예산은 내년 1조5000억원을 편성했다.
대표적으로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민간의 창의적 서비스 개발을 통해 국민 체감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2000억원을 투입한다. 인공지능(AI)와 산업간 융합을 촉진하고 초거대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바이오의료 기술개발 및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 등에는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을 지원한다. 사이버 보안펀드를 조성하고 융합보안 핵심인재를 약성하는 데에도 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 속에서 K-콘텐츠의 수출 촉진과 지식재산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K-콘텐츠 전략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등 정책금융을 8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수출 드라이브 관련 예산은 올해 1조5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증액한다.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수출 금융을 1조3000억원 추가 공급하고 정보제공·자금지원 기능을 보강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