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유족 측 "좋은 사람 혜빈이...가해자보다 고인 기억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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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3-08-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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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숨진 20세女 유족, '고 김혜빈' 실명·사진 공개

  • 가해자 서사보다 고인 살아생전 기억되길 염원

  • 또다른 피해자 고 이희남씨 유족도 호소

고 김혜빈씨의 영정 사진 사진연합뉴스
고 김혜빈씨의 영정 사진. [사진=연합뉴스]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준 외동딸이었다. 밝고 장난기가 많았고 착실하고, 책임감도 강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故) 김혜빈씨(20)의 유족은 김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로, 지난 3일 피의자 최원종(22)이 몰아 인도로 돌진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으며 28일 밤 끝내 숨졌다. 뇌사 판정 이후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은 지 25일 만에 꽃다운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이날 김씨의 친구들은 고인에 대해 "웃긴 녀석"이라고 짧게 답하며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미대생이었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그림을 종종 올리며 '세상이 주신 것들에 감사하다'는 글귀를 함께 덧붙이는 등 순수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김씨는 미술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보도 등을 통해 비보를 접한 김씨 친구들은 상상도 못 했던 참변에 큰 충격을 받았다.

김씨의 친구는 "처음에는 흉기에 다친 피해자일 거로 생각했는데 차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을 거라고는 상상 못 했다"며 "그 이후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아 쾌유를 빌었는데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황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가해자 최원종이 어떤 사람이고 얼마나 제정신이 아니었는지만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그보다는 불쌍하게 세상을 떠난 혜빈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를 기억하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김혜빈씨의 영정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김혜빈씨의 영정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씨의 유족들도 이와 같은 취지로 김씨 이름 및 영정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을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탓에 추가적인 인터뷰는 사양한다고 밝혔다. 

김씨의 유족 이전에는 같은 사건으로 숨진 60대 피해자의 남편이 “(아내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제 첫사랑”이라면서 고인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며, 가해자 말고 피해자에게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분당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께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몰고 돌진했다. 최씨는 차를 멈춰 세운 뒤에는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에게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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