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홍범도 흉상' 논란에 "尹, 본인 생각 이야기한 적 없다"

남북한 발전 격차 지적하며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9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 본인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이 이 문제와 관련해 생각을 밝힌 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은 윤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 비공개 시간에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뭐가 옳은지 냉정하게 보자"며 "잘못된 것을 가만히 놔두는 것이 옳으냐.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면 (윤석열 정부에서) 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확실히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그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특정한 입장을 밝힌다면 그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 논의가 자연스럽게 가거나 아니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방향에서 흔들릴 수 있어서 일부러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군 당국은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청사 앞에 있는 홍 장군 흉상을 철거하고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은 인정하지만 소련 공산당에 입당해 활동한 전력이 '국군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논리에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야당을 강하게 비판해 '야당과 협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협치를 바라는 사람은 아마 대통령일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상황이 쉽지 않아서 '협치가 잘 이뤄진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그 문제는 여야 간에 잘 풀어나가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야당 공세를 겨냥해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연찬회에서 "국정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야권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남북한 간 격차를 들며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똑같은 DNA(유전자)를 가진 민족이 있는데 한쪽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문화강국으로 부상했지만 다른 한쪽은 세계 최악의 경제 파탄국, 인권 탄압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DNA를 갖고 있는데 (결과가 다른 건) 바로 이념과 체제 차이"라며 "한쪽은 자유민주주의 시장체제를 통해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발전했고, 한쪽은 세습독재 통제경제를 통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인데 이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