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국내 경제가 완만한 소비회복 속 IT경기 반등과 해외 단체관광객 유입 등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물가는 당분간 3%대를 유지하며 상당기간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향후 물가 경로 상에는 국제유가와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한국은행 최창호 조사국장과 이광원 조사총괄팀 과장은 '2023년 8월 경제전망' 제하의 블로그를 게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월 이후 주요국 상황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은 양호한 고용 속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점쳐진 반면 중국은 부동산경기 부진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수출 회복이 지연되는 등 상황이 엇갈렸다. 이로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고 중국 경제성장률은 추가 하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민간소비의 펜트업 수요 둔화 속 폭우 등 기상여건이 악화돼 대면소비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8월부터 중국이 방한 단체관광을 허용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양호한 미국경기도 구갠 경기 상방요인이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은 지난 전망(3.5%)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근원물가(3.4%)는 지난 전망치(3.3%)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최 국장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누적된 비용상승압력 영향 영향으로 지난 전망경로를 소폭 웃돌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2분기 예상을 하회한 유가와 일부 가공식품가격 인하 등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부터 올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8~9월 중에는 기저효과가 반대로 작용한 가운데 석유·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3%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움직임,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상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기본 전망경로(baseline)는 미국경제가 연착륙하면서 연준의 긴축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반면 중국경제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회복세가 약화된다는 전제를 바탕에 두고 있다.
특히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국내 성장과 물가도 기존 경로와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최 국장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양호한 성장과 IT경기 반등이 가파르다면 국내 경제 개선세가 더 강화되고 물가 상승률 둔화도 완만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대로 중국 부동산 부진 심화와 글로벌 기상이변에 따른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성장률 하방요인 및 물가 압력 상방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한은은 "향후 전망경로 상에 중국경제의 향방 및 영향,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국제 원자재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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