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노조는 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무량판 구조 전단보강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노조는 "전관예우가 이번 사태의 전적인 원인인 것처럼 진단하면 가장 중요한 국민의 안전과 동떨어진 해결책이 나오는 것이 우려된다"며 "정확한 진단과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공급정책 강요와 품질 안전 인력 확충을 무시하고 실적을 강요한 잘못된 공공기관 운영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LH의 사업비는 2018년 15조2000억원에서 2022년 33조2000억원까지 폭증했다. 이는 LH보다 2배의 인력으로 운영 중인 한전의 사업비(2022년 6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LH 노조는 이 같은 공급물량 부담 급증과 사업 급증에도 인력은 제대로 충원되지 않아 만성적인 감독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에 따르면 LH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건설 시공·품질과 안전 담당 건설 현장 감독 인력 등 총 1437명을 증원 요청했지만 381명만 증원됐고, 2021년 부동산 사태 이후 투기 방지를 이유로 정원을 1064명 감축했다.
노조는 "현재 LH는 법상 감독 인력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으며 감독 한 명이 수천 가구에 이르는 9개 지구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며 "구조설계 및 안전성 검토는 9명에 불과하고, 한 명당 담당해야 할 구조도면과 계산서는 연 최대 3만2000가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촉박한 사업일정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경영평가를 통해 사업 기간 단축을 압박하면서 착공 전까지 설계 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국토부 고시와 사규에 따른 기본설계는 약 8개월이 소요되지만 현재 절반가량인 4~5개월 만에 끝내고 있고 4개월이 걸리는 실시설계도 2.7개월로 단축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한준 사장이 계약 중단에 따른 법적 책임을 확답하고 공사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한준 사장이 국가계약법상 취소사유가 명확하지 않은데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50만호 주택공급은 차질 없이 이행하라는 모순적 발언을 했다"며 "실무 직원들은 자료요구와 수사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인 공급업무는 손을 대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계약중단과 취소에 따른 신규업체 선정과 기존 업체의 손해배상소송 업무, 보상방안 마련까지 업무가 누증되면 연내 정상적인 주택공급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현재 LH의 주택사업은 연간 착공계획 2만1509호 대비 947호(4%), 승인호수는 연간계획 5만8377호 대비 5117호(9%)에 불과하다. 계약중단과 취소에 따른 신규업체 선정과 기존 업체의 손해배상소송 업무, 보상방안 마련까지 업무가 누증되면 연내 정상적인 주택공급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LH가 주거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본질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건설 카르텔의 면밀한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 △공공주택정책 수행을 위한 법정 감독 인력(설계, 공사) 충원 △정상적 조직운영을 어렵게 만든 개악적 혁신안 재검토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정부에 촉구했다.
노조는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 이후 발생한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인한 인력 감축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돌아왔다"며 "국민의 주거 안전을 위협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잘못된 해결책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노조도 석고대죄의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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