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부터 11일까지 인도네시아(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인도(G20 정상회의) 순방에서 세일즈 외교를 통한 '양자 협력 강화'와 함께 '경제적인 실익'이라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구체화하고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통해 적자에 빠진 수출을 반전시킬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든다는 각오다.
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5일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한·인니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8일 오후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10일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고 11일 새벽 귀국한다.
이번 순방은 다자회의 참석이 주요 목적이지만 윤 대통령은 경제외교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아세안 개최국인 인도네시아는 10개 아세안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크고 니켈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해 우리나라와 협력할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다. 최근 전기차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고 신수도 이전 등 인프라와 방위산업 등 유망 수출 분야에서 협력도 진행 중이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는 14억명 넘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지난해 6%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신흥 경제 강국이다. 이는 중국(3%대)에 비해 두 배 넘는 성적이다.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우주산업 강국이며 IT와 SW 분야 전통 강국이기도 하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최근 순방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에 한국형 전투기 KF-21과 잠수함 수출 관련 내용을 포함해 현지에서 다양한 부문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순방에서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논의가 일부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아세안‧G20 정상회의 계기에 다수 양자 회담을 통해 원전‧방산‧인프라 등 우리 유망 수출산업을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양국 경제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공급망 강화, 글로벌 어젠다 대응, 미래 세대 교류 등 새로운 50년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 주요 기업 대표들도 참석한다.
인도에서는 현지 진출 기업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고충을 청취하고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그 밖에 아세안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적극 추진해 수출시장을 확대하면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에도 나선다.
한편 대통령실은 최근 '9월 위기설'에 대한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최 수석이 지난 1일 긴급 브리핑을 자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최 수석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9월 위기설은 없다"며 "9월 이후부터는 '상저하고' 전망이 지표로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며 회복 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처럼 대통령실과 정부 등 '경제 투톱'이 한목소리를 낸 것은 시장에서 확산되는 '9월 위기설'을 조기에 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올해 하반기 내수·수출·수입·투자·정부소비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에서 뒷걸음치고 있는 상황이며 영세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대출 이자 상환 유예 지원이 종료되는 시점이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내 역전세 폭탄과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능성, 높은 금리 수준에도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계부채, 한·미 간 금리 역전으로 확대된 환율 변동성 등은 불안 요소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대통령이 최근 '이제부터 국정 중심은 경제'라고 한 후 대통령실과 경제 부처 고위직들이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진작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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