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대출에 은행채도 '껑충'···자금시장 혼란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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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9-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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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은행채 3.8조원 순발행···11개월만에 '최고'

  • 불어난 가계대출과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영향

  • 은행채 쏠림 현상에 주담대 금리 상승 우려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그간 잠잠했던 은행채 발행량이 최근 대출 수요 확대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량 채권인 은행채 발행량이 늘면 자칫 하위 채권 수요를 모두 빨아들여 자금시장 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여기에 은행채 발행량 증대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세를 지속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당장 발행량이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관측이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혼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3조7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레고랜드 사태로 연말 자금시장 경색과 함께 채권 발행이 급감하기 직전인 9월(7조4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올해 은행채 발행량은 지난 5월(9595억원)을 제외하면 지난 7월(4조6711억원)까지 줄곧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늘린 데에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최근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대출에 은행들은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을 맞추기 위해 은행채 발행량을 확대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수요가 몰렸던 고금리 예금상품의 만기가 도래하고, 그간 순상환 기조를 지속해 온 만큼 은행 내 부족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채 발행량 급증은 자칫 자금시장 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은행채는 공사채와 함께 우량 채권으로 꼽히기 때문에 은행채 발행량이 급증하면 신용도 하위등급의 채권 수요를 모두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 레고랜드 사태를 돌아보더라도 사태 직후 은행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발행량을 확대했고, 자금 수요가 은행으로 쏠리면서 회사채 채권시장은 급격히 냉각된 바 있다.

또 은행채 발행량 증대는 주담대 금리 오름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금리를 지표 금리로 삼고 있으며, 발행량 확대 시 은행들은 경쟁사보다 더욱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즉, 은행채 금리 상승과 함께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실제 지난 7월 은행 주담대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4.28%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당장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단,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에선 은행채를 늘리고 있지만, 국책은행에선 줄이고 있어 당장 시장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은행들은 연간 (채권) 발행 한도를 측정해 당국에 보고하는데, 올해는 연간 한도보다 여유가 있어 하반기 발행량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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