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제 유가 연중 최고치, 감산+美·中 수요에 100달러 선 '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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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권성진·이지원 기자
입력 2023-09-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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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100달러 선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추가 감산에 나설 태세인 반면 원유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유가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근월물 가격은 배럴 당 85달러를 돌파했다. 또한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88.59달러를 넘어 90달러에 근접했다. 이에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초 이후 진정세를 보이는가 싶던 유가가 재차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데에는 먼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주도하에 OPEC 및 비 OPEC 국가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하루 116만 배럴 추가 감산을 개시한 것이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원유 감산을 개시한 상황이라 충격이 배가됐다.

이와 별개로 사우디는 7월부터 일일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개시했다. 이에 현재 OPEC+ 국가들의 원유 감산량은 하루 약 500만 배럴에 달하고 있다. 이는 하루 세계 원유 수요량의 5%가량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이 멈출 조짐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을 9월로 연장한 데 이어 10월까지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사우디 에너지부는 "(감산을) 추가 연장하거나, 감산의 강도가 심화할 수 있다"며 추가 감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러시아 역시 이번 주 중에 OPEC+ 국가들과 새로운 감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추가 감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원유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이다. 미국 경제가 당초 우려와 달리 비교적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다 큰 요인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한 것을 비롯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확대된 여행 수요 증가 및 하반기 들어 본격화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조는 세계 원유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브렌트유가 연말 9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여타 원자재 시장과는 달리 원유 수요는 이보다 더 견조했던 적이 없었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는 최근 (부진한) 경제 지표 결과들에도 불구하고 이미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을 비롯, 세계 주요국들의 전략 비축유 방출에 따른 재비축 수요 역시 유가 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결국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에 따른 공급 부족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제 대국들의 수요 증가가 한데 엮이면서 유가 상승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 중개업체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연구원은 "원유 수요가 사상 최고치에 가깝다는 징후가 있다. 사람들은 (원유) 공급이 평균 이하라는 냉엄하고 힘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유가가 80달러 이하로 내려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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