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힌 증시에 재미를 잃은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코스피는 하락, 코스닥은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고금리, 유가 상승 등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부정적 환경이 대두되면서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코스콤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883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나타났다. 코스닥150지수 상승 시 수익을 두 배로 얻는 상품이다.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도 397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코스피200선물지수가 떨어질 때 두 배의 수익을 낸다.
코스닥150선물지수 움직임을 반대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210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KODEX 레버리지' 역시 56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두 ETF가 순매도 1·2위에 올랐다.
코스피는 하락, 코스닥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손실 폭이 상대적으로 큰 레버리지, 곱버스 상품에 투자자가 몰리며 투기판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증시 변동성은 크지 않지만 부정적인 요소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레버리지 투자자와 곱버스 투자자의 희비는 엇갈릴 전망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0.51% 내렸고, 코스닥지수도 1.89% 떨어졌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견인해왔던 이차전지의 동력이 약해지면서 주식시장 거래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8256억원으로 전월 27조214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7월 12조8272억원에서 8월 10조8256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가까워지는 등 높아진 금리 수준뿐만 아니라 유가에 대한 우려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유가의 상승은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하고 기업의 비용 부담을 늘릴 수 있어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5로 예상보다 높았고, 국제유가 상승이 긴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여부보다 11월 FOMC 이후 정책 경로 변화를 핵심변수로 보고 있다. 11월 FOMC에선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미 10년물 국채금리와 원·달러 환율 수준을 반영한 국내 증시의 위험지수는 2023년 이후 최고치로 투자심리 위축 국면으로 진입한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 시 코스피의 추가적인 지수 조정 폭은 2%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