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국가를 상대로 낸 물품대금 청구 소송에서 승소해 473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한정석 부장판사)는 7일 대한항공이 국가를 상대로 낸 물품대금 소송에서 "국가가 473억4747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한항공은 2013년 3월 방위사업청과 4409억원에 달하는 P-3C 해상초계기 성능 개량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P-3C 해상초계기는 1995년 미국 록히드마틴사에서 도입한 기종으로 전파를 이용해 잠수함을 탐색한다.
대한항공은 2016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같은 해 7월 개량기를 처음 인도하는 등 4년 가까이 지체됐다.
그러자 방사청은 대한항공이 2016년까지인 사업 완료 기한을 1393일 지체했다며 약 726억원을 지체상금과 그에 대한 이자로 계산해 대한항공에 줄 물품대금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2021년 2월 "납품 지연에 따른 방사청 측 지체상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체 일수 중 상당수가 대한항공만의 잘못으로 지체된 것이 아니라고 보고 방사청이 지체상금 중 약 473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 측 지체상금 면제 주장 일부를 받아들이고 일부는 배척하되 배척하는 부분도 지체상금을 감경하는 사정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에 의한 사유나 중요 관급재 공급이 지연돼 제조공정이 진행 불가능한 경우 모두 지체상금 면제 사유에 해당한다"며 "발주기관 잘못으로 작업이 지연된 기간과 관급재 공급이 지연돼 제조공정이 불가능했던 날을 지체일수에서 면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체상금 면제 요건에 대한 증명 책임은 원고에게 있는데 원고 측 귀책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공정사유까지 증명하도록 하는 것은 원고에게 다소 불리한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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