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여를 맞은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오는 2027년까지 기업금융 1위 은행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취임 초부터 '기업금융 명가'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따른 시장 선도와 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해왔던 만큼 향후 대기업과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8일 우리은행은 전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향후 공격적인 기업대출 확장을 통해 대기업부문에서 매년 30%, 중소기업부문은 매년 10%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우선 5대 5 수준인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2026년 말 6대 4 비중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연 증가 목표대로 실행될 경우 이 기간 기업대출 잔액은 약 237조원, 가계대출 157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은행은 또한 오는 2027년까지 대기업 여신 규모를 약 15조원 가량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38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우리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삼은 기업이 11개로 가장 많은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채권은행으로서 관련 기업 정보 또한 풍부한 만큼 건전한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적극 지원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줄이는 등 위험 관리도 동시에 수행한다.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조병규 행장은 행장 취임 시부터 기업금융 강화 목표를 가감없이 밝혀왔다. 우리금융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수 개월 간에 걸쳐 진행된 은행장 인선에서 '영업력'에 방점을 두고 조 행장을 낙점했다. 자추위는 조 행장에 대해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또한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지원에도 적극 팔을 걷겠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중견기업에게는 정부와 합동해 진행하는 '라이징 리더스 300'을 통해 2028년까지 총 4조원의 대출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엔 매년 방산, 이차전지, 반도체 등 신성장산업에 4조원을 지원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필요한 분야에 집중 투자해 2차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 행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기업금융전담역(RM), 프라이빗뱅커(PB) 등 영업전문인력에 대한 관리와 사업 예산을 소관 그룹에 이양해 전문인력 발굴부터 육성, 보상까지 현장을 중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 행장은 "변화와 도전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우리은행 리더인 지점장들이 결코 후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영업에 집중해서 상반기 어닝쇼크를 하반기에는 어닝서프라이즈로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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