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내 경기도 기초의원의 일탈행위가 시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해외 연수를 간답시고 이슬람국가에 술을 대량 반입하려다 나라 망신시킨 용인시의원들. 공무원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녹취록을 유튜브에 공개해 물의를 빚은 양평군 기초의원, 이해 충돌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배우자와 친인척을 주민참여 예산위원으로 끼워 넣은 광명시 기초의원 등등.
하지만 그중 가장 압권은 화성시의회 기초의원의 동료 의원에 대한 ‘쌍욕일탈’과 이를 감싼 윤리위 심사가 아닌가 싶다. 그것도 10여 차례나 익명으로 “나쁜X 용서가 안된다", "네가 비례 수준 다 떨어트린다", 두고봐라 나쁜X” 등의 겁박 성 문자 메시지를 보낸 기초의원을 ‘제 식구 감싸기’로 처리, 시민 반발도 불러와 더욱 그렇다.
이를 보는 시민들은 목불일견 (目不忍見)이라며 의원들의 자질과 무용론을 지적하면서 일탈 행위가 도를 넘어 총체적인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는 여론이다. 그러면서 화성시 의원들에게 지방의회 의원의 의무와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상기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참고로 '지방자치법' 제44조(의원의 의무)에는 “지방의회 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청렴의 의무를 지며,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 지위를 남용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해서는 아니 된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제43조 제5항 각호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관·단체 및 그 기관·단체가 설립·운영하는 시설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거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소관 상임위원회의 직무와 관련된 영리 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시 징계할 수 있도록 했고, 최고 징계 수위는 ‘제명’이라 명시하고 있다.
화성시민들의 촉구는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화성시의회가 보여준 징계 결과는 이런 촉구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화성시의회는 사건이 불거지자, 해당 기초의원을 징계에 회부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초기만 해도 ‘쌍욕일탈’ 기초의원 제명안을 상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 시민들은 조금의 기대를 했다.
하지만 지난 5일 본회의 뚜껑을 열었으나 제명안은 부결 처리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표결에서는 일탈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 힘 시의원 7명이 퇴장해 재적 의원 25명 (더불어민주당 13명, 국민의힘 12명) 가운데 18명이 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의원 제명은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17명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는데 표결 결과는 찬성 1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이어 진행된 일탈 의원에 대한 수정 징계 안건은 찬성 16표, 무효 1표, 반대 1표, 투표 거부 6표 등으로 '출석정지 30일 및 공개 사과'로 대체됐다.
내심 제명을 기대했던 피해 의원과 시민들의 실망도 컸다. ‘초록은 동색’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원색적 비난도 쏟아졌다. 사안이 중대한 점과 반복적으로 협박성 문자 메시지가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징계 자체가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화성시의회가 ‘어쩌면 국회와 이리도 닮았나?’ 하는 웃지 못할 지적도 나왔다. 제 식구 감싸기 행태가 몹시도 닮았다는 지적일 것이다.
화성시의회가 이렇게 된 데는 제대로 검증도 하지 못하면서 공천권만 행사한 국회의원과 정당들의 책임이 크다. 화성시의회 ‘쌍욕 일탈’ 의원 사건은 현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지만 제 식구 감사기에 나선 의원들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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