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아진 삼각파고] 뒤바뀐 美·中 수출지형...車·반도체 편중 구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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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9-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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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1~10일 수출 7.9% 감소…대중 수출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 전략산업 내재화로 수출길 좁아질 듯…품목 다변화 등 노력 필요

컨테이너 하역작업으로 분주한 부산항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통관기준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84 줄어든 518억7천만달러 수입은 228 감소한 510억달러였고 무역수지는 8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여 3개월 연속 흑자세를 이어갔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20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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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패권 다툼에 따른 경제 블록화 등 영향으로 우리 수출 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005년 이후 중국 수입시장에서 줄곧 1~3위를 차지했던 우리나라는 올 상반기 5위까지 추락했다. 반도체 경기 부진과 중국 내 산업구조 변화로 중간재 수출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수입시장에서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6위로 뛰어올랐다. 반도체를 대신해 수출 효자로 부상한 전기차를 비롯해 배터리, 배터리 소재 등이 수출 호조를 이어간 덕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모두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 산업에 대한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반도체·자동차에 편중된 수출 구조로는 과거와 같은 성장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48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9% 줄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넘게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17.7% 감소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올 8월까지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 수입시장 내 우리나라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13~2019년 1위 수입국이었던 우리나라는 2020년 코로나19 영향 때문에 3위로 떨어졌다가 2021년과 지난해 2위로 반등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5위까지 추락하며 위상이 꺾였다.

중국 경기가 후퇴하며 우리나라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급감한 게 직격탄이었다. 특히 반도체는 전체 수출 물량 중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이 내재화를 추진 중인 자동차부품, 철강 등 중간재 수출 감소도 두드러졌다.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은 '한국산'은 미국 시장에서는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한국무역협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전체 수입액 1조5209억 달러 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3.2%(567억 달러)로 지난해 7위에서 한 단계 오른 6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미국 총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6.4% 줄었으나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금액은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수출액이 54.2% 늘었으며 배터리와 관련 소재인 양극재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대미 수출 증가에 힘입어 우리나라 전체 수출 품목 중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6월 기준 16%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최고치다. 다만 전체 소비재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품목별 편중이 심해진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중이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국가 안보와 연관된 전략 산업에 대해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수출 길이 좁아지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 직접적인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산업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탈중국'을 위한 대체 노력은 필요하지만 고부가가치 중간재를 앞세운 새로운 수출 전략을 수립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인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은 "장기적으로 주요국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기존 수출 품목으로는 과거와 같은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며 "중간재 중에서도 우리만 생산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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