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노동시장이 크게 악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미은행가협회(ABA) 경제자문위원회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ABA 경제자문위원회는 JP모건,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 소속 수석 이코노미스트 1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준의 결정에 참고 자료로 제공된다.
ABA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실업률의 증가를 예상했다. 이들은 현재 3%대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내년에는 2.2%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미국 CPI는 3.2% 상승으로 공개됐고 8월 CPI는 3.6%로 예상된다. ABA 이코노미스트들은 개인소비지출(PCE) 역시 내려갈 것으로 봤다.
이에 연준이 내년 5월부터 금리 인하를 개시하면서, 내년 한 해 동안 총 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률은 오르겠지만, 큰 문제가 없다고 ABA 이코노미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이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실업률이 3.8%에서 4.4%로 상승하겠지만, 대규모 해고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전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실업률 급등은 경제활동인구 증가에 의한 것이라는 해석과 비슷한 취지로 풀이된다.
ABA의 이 같은 전망은 경기 침체를 예상한 8개월 전 보고서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ABA는 지난 1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성장 없음'으로 발표하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ABA는 연준의 연착륙을 낙관하고 나섰다. 연준이 연착륙에 성공한 경우는 1965년, 1984년과 1994년이 전부다.
미국 당국과 시장에서는 연착륙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전날 옐런 장관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으로 가는 길 위에 있다며 노동시장 악화 없이 인플레이션 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노동시장의 임금 감소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20%에서 15%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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