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청원게시판(국민응답센터)에 박광온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박 원내대표가 '검사탄핵'에 반대한다는 이유인데, 당 내부에서는 극성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당 지도부의 거취까지 흔드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전날 '검사탄핵에 반대하는 박광온 원내대표 사퇴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비리 검찰 탄핵이 당연한데 왜 제동을 거느냐"며 "일 안 하는 원내대표, 의원, 민주당은 필요없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탄핵, 국방부 장관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 명단 공개를 요청한다"며 "민주당 의원으로써, 야당으로써 일을 안 하는 원내대표와 반대하는 의원은 민주당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청원인이 밝힌 검사 탄핵은 지난 6월 김용민 의원이 추진한 검사 탄핵 소추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 보복기소를 한 현직 검사 1명과 라임 사태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 등을 받은 현직 검사 3명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작성해 동의를 받은 바 있다.
국회의 고위공직자 탄핵소추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한다. 의결은 발의 이후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가능하다. 검사 탄핵 소추안은 아직 발의가 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이 발의한 검사 탄핵 소추안은 김 의원이 처리할 문제지 박 원내대표가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며 "검사 탄핵이 지지부진 하다는 책임을 지도부에 묻고 싶다면 이재명 대표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일침했다.
또 "검사 탄핵 자체가 의원들 사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지지자분들의 마음은 알겠으나 지도부 사퇴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면 당이 움츠러들어서 일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를 탄압하고 있기 때문에 화가 나셨을 지지자분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면서도 "당 지도부의 사퇴가 이렇게 거론되면 이번에 언급된 박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다른 지도부 의원들도 움직임이 조심스러워 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더라도 당과 지도부가 잘 하고 있는 점도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더 열심히 하라는 말로 새겨 듣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박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청하는 청원글은 1만2326명이 동의했다. 청원글은 동의자가 2만명이 넘으면 지도부에 보고되고, 5만명이 넘으면 지도부가 공식 답변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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