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발표된 압구정 지구단위 계획의 골자는 압구정 재건축 지역에서 최대 용적률 300%, 최고 높이 50층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압구정은 전체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구분되며 이 중 2~5구역은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된 바 있다.
앞서 서울시는 압구정의 각 구역 특징을 복합적으로 담아 2~5구역 신통기획안을 마련하면서 부채꼴로 펼쳐진 압구정의 특징을 살려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경직된 높이 규제를 없앴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추후 1·6구역 또한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 시 인근 구역들과 조화를 이루는 50층 내외의 계획이 세워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아파트지구의 지구단위계획 전환을 통해 도시·사회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주변 지역과 조화로운 통합적 도시관리체계가 마련돼 주택공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최대 용적률 800%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이 공개됐던 여의도에서는 대교아파트와 목화아파트, 삼부아파트 등이 지구단위계획을 근거로 자문방식 신통기획을 신청한 바 있다. 현재 대교아파트는 59층, 삼부아파트와 목화아파트는 55층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35층 룰’을 도입하며 한강 인근 아파트의 층고를 제한했다. 한강 인접부는 15층, 일반주거지역 제3종 35층 이하 높이 규제를 받았다. 시는 이 기준을 넘어서는 재건축 계획안을 모두 심의 반려하면서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 재건축 단지들은 동력을 잃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송파구 아파트 잠실주공5단지의 최고층을 50층으로 조성하는 정비계획안을 통과시키며 층수 완화에 대한 신호를 보내더니 ‘2040서울플랜’에서는 아파트 높이 규제를 삭제했다.
이 외에도 용산구 한강맨션, 송파구 잠실5단지 등 또한 규제 완화 수혜를 받아 50층 이상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변화시킬 예정이다. 기존에도 50층 이상이 가능했던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정비계획변경을 통해 70층에 달하는 건물을 짓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고층 아파트 재건축 사업시 동 간 간격을 넓혀서 한강이 모든 가구에서 보이도록 설계를 잘할 필요가 있다”며 “압구정은 지금도 우리나라 부동산 시세를 이끌고 있지만 재건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정말 누구나 인정할 만한 대장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초고층 아파트 건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한 남아있어 사업의 성패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공사비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초고층 설계에 따라 추가될 수밖에 없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다. 앞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 등 부담으로 인해 지난 5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새 안건으로 나온 최고 49층 설계안 대신 기존 35층 설계안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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