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와 국무부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국의 수출 통제를 피해 전쟁 수행 물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운 외국 기업 등 150개(명)가 넘는 개인과 단체에 대규모 제재를 부과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가운데 미 정부는 러시아의 무기 조달 공급망 단절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신규 제재 대상 기업에는 물류회사 '시베리카', '루미노' 등 핀란드 기업과 조선 업체 '덴카르'를 포함한 튀르키예 기업 5곳을 비롯해 벨기에 '그리브 다이아몬즈',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보이스 루게 살루', 아랍에미리트(UAE)의 '그린 에너지 솔루션스' 등이 포함됐다.
시베리카와 루미노는 드론 카메라, 리튬 배터리 등 전자기기를 러시아에 보냈다. 마르기아나와 사턴 EX 등 튀르키예 기업은 민간용으로 생산됐으나 군수용으로 전용가능한 이중용도 품목을 러시아에 공급한 혐의로, UAE의 그린 에너지 솔루션스는 러시아의 북극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기술을 제공한 건으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그간 러시아 기업 제재에 주력해 온 미국 정부는 이번에는 제3국 기업과 개인에도 제재를 가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13일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기 거래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에 전쟁 수행 물자를 공급하는 기업 등에 대해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2차 제재를 가할 전망이다.
아울러 재무부는 자동차 제조업체 모스크비치, 에너지 분야 기업 가즈프롬 네드라, 금융기관인 신코은행 등 러시아 기업과 개인에 대해 거의 100건의 제재를 부과했다. 미 국무부는 에너지 생산 및 수출, 광업 등 분야에 걸친 러시아 기업과 정보기관 관계자, 북한으로부터 탄약을 조달받는 데 관여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관계자 등을 제재했다.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에 있거나, 미국인의 소유로 등록된 해당 기업의 모든 자산이 동결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과 동맹국, 및 협력국들은 러시아의 이유 없고 부당하고 불법적인 전쟁 앞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단결해 있다"며 "우리는 언제까지나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