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9일 김 전 CFO를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취지는 카카오의 재무책임자 및 미등기임원이라는 중책에도 법인카드의 한도를 초과하는 방식으로 카카오의 임원으로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규정에 어긋나는 법인카드 사용, 카카오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 등이다.
앞서 지난 4일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는 법인카드로 1억원 어치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김 전 CFO에게 유용된 금액 전액을 환수하고,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노조는 이날 서울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많은 카카오 공동체(계열사)가 재무적인 위기상황에 처해 있고, 희망퇴직과 같은 직접적인 고용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와중에 회사에서 가장 높은 책임과 권한을 지닌 재무책임자는 다른 곳에 시간과 돈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다수의 카카오 직원들과 노조는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뉴스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임원 보상·지원 제도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속적인 경영활동 감사 및 현황 공개, 대표를 비롯한 임원 선임 과정 투명화 등도 요구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공정한 능력 평가를 위해 블라인드 채용까지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더 이상 과거 인맥을 통해 갑자기 무한한 권한을 주는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대표와 임원 후보들을 검증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깜짝 발탁이 아닌 이해관계자들의 지지와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책임있는 선임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수찬 넥슨 노동조합 지회장은 "게임 회사 직원의 입장에서 법인카드를 자회사 게임 콘텐츠에 쓴 것은 자회사 매출 신장 등을 이유로 변명 삼을 일이 아니다"라며 "회사가 아이템을 찍어내서 특정 임원에게 지급한 것과 다름없으며,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강하게 대처 가이드를 내놓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배 지회장은 또 "만일 게임 회사의 일반 직원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해고는 물론 민형사상 절차를 각오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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