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이 최근 매각 절차에 돌입하면서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교보생명 간 인수 3파전이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손해보험사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나 실적 적자가 이어지면서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손보사 인수를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손보 예상 매각가가 2조~3조원으로 점쳐지면서 이를 감당할 업체들로 대형사들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매각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 매각 초기 단계라 인수 업체를 거론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금융권에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언급된다.
신한금융은 신한EZ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출범 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1년 10월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에서 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고 지난해 7월 신한EZ손보를 출범했다. 하지만 신한EZ손보는 지난해 105억원 순손실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나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고 있어 중저가 위주 상품 라인업과 비대면 위주 영업으로는 성장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도 마찬가지다. 하나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 180억원 순손실을, 지난해에는 8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2020년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보로 간판을 바꿨다. 이후 하나손보는 지주 측에서 수천억 원을 수혈받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나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전속 설계사가 150여 명에 불과하고 사실상 디지털 손보사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보험권에서는 교보생명이 인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대체투자 전문운용사 인수를 완료하는 등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손보사 인수에도 욕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과거 AXA손해보험 인수에 나선 바가 있으며 지난해에도 MG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했다. 교보생명 내부적으로도 손보사 인수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손보 몸값이 치솟으면서 조 단위 인수 가격이 예측되는 점도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앞서 롯데그룹은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롯데손보를 매물로 내놨다. 이후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총 7300억원을 투입했다. 대주주 변경 후 롯데손보는 이어지던 적자 고리를 끊고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손보 상반기 순이익은 1130억원으로 창사 이래 개별 반기 최대 이익을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최근 당장 보험사를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KB금융은 KB손해보험 점유율이 높아 굳이 조 단위 금액을 투자해 롯데손보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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