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1일 치르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여야 후보들이 21일 후보자 등록을 완료하며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윤심(尹心)'을 바탕으로 한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보궐선거 책임이 김 후보에게 있음을 부각했다.
이번 선거가 총선 전 서울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미니 총선'이자 여야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양 후보 간에 신경전도 이어졌다. 양측에서 후보 등록을 먼저 하려 하자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관계자가 나와 이를 제지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강서구 선관위를 찾아 10·11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는 서류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오로지 강서구민 숙원사업인 고도제한을 해결하고 구도심을 빠르게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경쟁자인 진 후보를 향해서는 '공정한 경쟁'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정치 플레이보다 오직 강서구민 복지·개발·교육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민주당에서 김 후보가 과거 검찰 수사관이었던 점을 구실로 이번 보궐선거를 '검경 대결'이라고 규정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도 강서구로 총출동해 김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강서구 곰달래 문화복지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통령이 신임하는,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 필요하다"며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후보는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를 받아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하면서 복권돼 강서구청장 선거에 재도전하게 됐다. 이처럼 윤 대통령에게 신임을 받는 여당 소속 후보가 당선돼야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김 후보가 받은 유죄 판결에 대한 부당함도 거론했다. 김 대표는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자행된 불법을 국민께 알린 공익제보자는 당연히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며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는 일해본 경험이 있는 준비된 후보 김태우냐, 일해본 적 없어서 이제 배워야 하는 견습생 후보냐는 선택의 문제"라고 부연했다.
진 후보는 보궐선거 책임이 김 후보에게 있음을 주장했다. 그는 후보 등록 이후 기자들을 만나 "19년 강서 사람, 진짜 일꾼은 민주당 후보 진교훈"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를 겨냥해서는 "본인 귀책 사유가 발생한 보궐선거에 당사자가 다시 후보자로 출마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는 물론이고 강서구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무너지는 강서의 자존심을 지켜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경찰 출신이란 점을 강조하며 '안전·안심·민생'을 키워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진 후보는 "저는 33년간 행정 경험이 있고 13만 경찰조직을 이끌었던 사람"이라며 "강서구민 삶과 안전을 세심하게 살피는 안전·안심·민생 구청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찰청 차장을 지낸 뒤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 4일 그를 후보자로 전략공천했다.
한편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본 투표일은 10월 1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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