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업체의 타격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UAW가 배터리 업체 근무 처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한국 배터리 업체들 역시 그 여파를 피해가기 힘들 전망이다.
로이터와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UAW는 22일 정오(현지시간)를 기해 파업 사업장을 GM, 스텔란티스 38개 부품 공급 센터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임금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는 포드는 파업 확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UAW는 지난 14일부터 미국 빅3 자동차업체(GM, 스텔란티스, 포드) 공장 각각 1개씩, 총 3곳에서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UAW는 향후 4년간 최대 40%대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대 인상안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임금 인상 외에도 UAW가 주요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 처우 개선이다.
한 예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합작해 설립한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 공장은 배터리업체들 중 처음으로 노조를 설립한 가운데 지난달 UAW가 노조를 대표해 사측과 임금 25% 인상이라는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다른 배터리 공장들 역시 노조 설립과 UAW 가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여론과 미국 정치권은 UAW 측에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 중 다수가 빅3 자동차업체 및 배터리 합작업체 대표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근로자들의 UAW 가입 실행을 촉구했다. 더욱이 내년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각각 26일과 27일 파업 현장을 방문해 UAW에 힘을 실어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 자동차업체의 낮은 재고를 비롯해 포드와 협상이 진전되는 점 등도 UAW 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전기차 혁명이 박살나기 전에 자동차 파업 협상을 해결하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협상 결과가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향후 전기차로 전환함에 있어 성공할지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미국 자동차 노조 파업이 확산하면서 UAW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업체 임금 인상 방안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비용 부담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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