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환경의 속사정] 감염병으로 발전한 골프 무인화, 엔데믹 이후 현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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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3-09-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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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VX
[사진=카카오VX]
골프는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범유행 선언 이후 청정 스포츠로 평가받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지만 골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야외 스포츠인 골프는 티오프부터 4~6시간 동안 최대 5명(캐디 포함)이 그룹을 이뤄 즐긴다.

물론, 이러한 골프에도 문제점은 있다. 바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란 점이다.

골프장에 도착한 내장객은 백보이와 적은 확률로 대화를 나눈다. 이후에는 프런트에서 체크인한다. 라커룸 키를 받고 라커룸에서 골프복으로 환복한다. 이후 식당과 스타트 광장으로 향한다. 어느 곳이나 사람이 가득하다.

골프장 업주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인력난에 시달렸다. 직원과 캐디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바로 무인화다.

무인화는 코로나19 확산도 막고 인력난도 해결할 수 있는 묘수였다. 코로나19의 창궐과 함께 많은 회사가 무인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회사는 스마트스코어와 카카오VX 등이다.

골프장에 도착한 골퍼는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나 애플레이케이션으로 체크인하고 라커룸 키를 받는다. 식당에서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주문한 테이블로 음식을 날랐다. 그늘집에는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비치했다. 카드로 결제한 뒤 알아서 먹으면 된다.

9홀을 마치고 기다리는 중에도 캐디를 만나지 않는다. 전광판에 나오는 숫자 혹은 이름을 확인하고 스타트 하우스로 가면 된다. 캐디를 통한 감염이 걱정된다면 전남 해남군에 위치한 파인비치골프링크스 등을 찾으면 된다. 파인비치에는 직접 카트를 끌고 하는 셀프 워킹 라운드가 도입됐다. 골퍼들은 캐디피, 카트비가 절약된다. 골프장 업주는 인력 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골프를 마치고 프런트로 향하지 않아도 된다. 무인 단말기 혹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정산할 수 있다.

최근 골프 산업은 고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더 이상의 고공 행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림세로 전환됐다는 뜻이다. 천정부지로 오른 골프장 이용 요금은 해외로 향하는 비행기 길이 열렸지만,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진스마트스코어
[사진=스마트스코어]
몇몇 골프장은 무인화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도입하지 않았다. 풍토병화 이후에는 오히려 고급 마케팅을 전략으로 세우는 골프장이 등장했다. 

고급 마케팅에서 사람은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여전히 캐디를 수급하기 어렵다. 수습 캐디를 키워 놓으면 다른 골프장에서 데려간다"고 말했다.

코스 관리 인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다른 골프장 관계자는 "요즘 전문적으로 코스를 관리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이야기했다.

골프용품 업계는 반대다.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최근 한 용품사는 직원 20%를 정리해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용품사 관계자는 "풍토병화 선언 이후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늘린 인력을 다시 줄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용품사 대표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골프클럽 및 용품의 과잉 공급 상황에서 매출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가격 하락이 시작됐다. 수입사 및 소매 유통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경기 하락은 이제 장기 침체로 진입했다. 2019년 이전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이 문제는 골프용품 유통만이 아니다. 소비재 전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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