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인천과 경기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에 다소 유리하다는 것이 여야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내부 갈등이 격화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변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부인하지 않는다.
특히 비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하고 지역구가 많아 공천 여부에 따라 판세는 급변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국민의 힘은 이런 정서를 감안 불리한 판세 극복을 위한 중량감 있는 인사의 경기·인천 차출론을 흘리며 선거 대비에 나서고 있다.
가장 많이 회자하는 시나리오는 전통적 여권 강세 지역인 성남 분당갑·을 지역을 비롯해 고양·김포 등지에 안철수 원희룡 김은혜를 내세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원희룡 장관이 고양 갑에 도전장을 내민다면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과의 빅매치도 성사돼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의 경기도 정치 일번지 수원 차출론도 지역의 화두다.
수원은 5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김진표 국회의장 지역구가 공석이 될 공산이 크고 비이재명계 박광온 의원의 입지도 최근 급격히 약해져 공천 여부에 따라 지역 판세도 바뀔 수 있다는 게 국민의 힘 분석이다. 만약 김은혜 대변인이 수원으로 출사표를 던진다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며 해볼 만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경기도엔 비이재명계로 분류된 더불어민주당 지역구가 많다. 화성 안산 부천 광명 남양주 등등, 현역 의원의 공천배제 여부에 따라, 또 대진표에 따라 판세가 변할 것으로 예상돼 당선 예측 불허지역이 될 수도 있다.
인천은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 13개 지역구 중 11개를 석권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당선돼 난공불락이라 여기는 계양을이 있지만 돈 봉투 사건으로 내상을 입은 윤관석 이상만 의원의 지역구도 있어 민주당 내에서도 전전긍긍이다. 거기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된 직후 국민의 힘 도전자들이 만만치 않게 나서고 있어 판세 읽기가 쉽지 않다.
21대 선거에서 경기도는 59석 중 민주당이 51석을 휩쓸었다. 결과에서 보듯 전통적으로 수도권인 경기·인천 선거는 정당이 일으키는 바람에 선거 결과가 좌우된다. 하지만 최근엔 무당파가 25%를 넘을 정도로 현실정치 혐오가 커진 상황이다. 수도권에서 21대와 같은 바람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현역이 대부분인 민주당은 물갈이가 쉽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여론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잃을 게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국민의 힘 모두 수도권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정치를 떠나는 유권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느냐다. 이번 추석이 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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